제로니모스 수도원을 마지막으로 리스본에서의 관광을 마친 후 점심식사를 위해 리스본의 한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 들어가 자리를 잡으니 샐러드와 빵 그리고 화이트 와인과 곁들인 주 메뉴 바칼라우(Bacalhau)가 제공되었다.

이날 점심 메뉴인 바칼라우(Bacalhau)는 포르투갈의 가장 대중적인 요리로 거대한 대구를 소금에 절여 2~3일 동안 물에 담가 소금기를 뺀 후 요리를 한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이 바칼라우를 사용해서 1천여가지 이상의 요리를 만들 뿐 아니라, 부활절과 크리스마스 등 명절 때 새끼양 요리와 함께 빠지지 않고 식탁에 올린다. 재미있는 것은 리스본을 비롯한 남부 지방에서는 크리스마스에 칠면조 고기를 먹지만, 북부 포르투갈인들은 이 바칼라우를 주로 먹는다는 점이다. 바칼라우는 구이로 또는 삶아서 식초와 올리브 기름을 쳐서 먹기도 하고 달걀, 크림 등 여러 가지 재료와 함께 먹기도 한다.

나는 이 바칼라우도 맛 있었지만 이와 함께 나온 빵 또한 그 맛이 일품이었다. 빵은 올리브유와 식초 그리고 간장으로 만든 소스에 찍어 먹었는데 새콤 짭짤한 맛이 빵의 맛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점심 후 후식으로는 바나나가 제공 되었다.

점심을 제공한 식당

점심을 제공한 식당

식당내부

식당내부


특이하게도 이 식당 한편에는 스페인의 전통 요리인 하몽(Jamon)이 걸려 있었다. 돼지의 뒷다리를 생으로 소금에 절여 건조하고 신선한 바람에 말린 하몽은 스페인의 대표적인 저장 육류제품 으로 가열이나 훈제 처리를 하지 않은 생햄이지만 인체에 전혀 문제가 없다. 세라노 하몽(Serrano jamon)은 흰돼지로 만든 하몽으로 10개월 이상 숙성시킨 제품이다. 건조하고 추운 산간지방에서 만들어진 육질이 쫀득 쫀득하고 다소 질긴 햄이며 햄 중에 최고로 치는 육질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연하고 부드러운 햄이다. 대표적인 이베리코 하몽(Iberico Jamon) 은 도토리(Bellota) 만 먹여 키운 흑돼지의 뒷다리로 만든 것으로 발톱이 까맣게 되어 빠타 네그라(Pata negra) 라고 하여 최상의 하몽으로 친다. 스페인에서 하몽을 만드는 돼지는 일반적으로 참나무 숲이 있는 농장에서 키운다.돼지가 160kg~180kg 정도가 될 때까지 자연상태로 사육하는 것이다. 이베리아 반도의 맛있는 하몽은 이처럼 자연의 정기를 듬뿍 받으면서 만들어진다. 참나무 숲의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자란 돼지로 만든 하몽 한 점이 입맛을 자극한다.

식당 한편에 걸려있던 스페인 전통 음식 하몽

식당 한편에 걸려있던 스페인 전통 음식 하몽

신선한 식재료

신선한 식재료

식당 주변 풍경

식당 주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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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나마 발견 기념비를 둘러본 다음 우리를 태운 버스는 제로니모스 수도원으로 향했다. 기몀비 바로 맞은 편에 있는 제로니모스 수도원을 가기위해 버스는 한참을 돌았다. 이유인 즉 중간에 철도가 가로질러 있어 버스가 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도보로 가면 바로 앞에 있던 수도원이였기에 얼마 안걸렸을텐데...

이 수도원은 대항해시대의 선구자 엔리케 항해 왕자가 세운 예배당에 미누엘 1세가 제로니모스 파 수도사들을 위해 건립하였다고 한다. 이곳에는 위대한 항해자 바스코다가마와 루이스가 잠들어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이날 수도원 옆 성당에서는 미사가 한참 진행 중이였다. 주일 미사를 드리지 못했던 터라 외국에서 진행 중인 미사나마 잠시 구경할 수 있었던 것은 다행으로 생각되었다.



제로니모스 수도원

제로니모스 수도원


미사중인 수도원 성당

미사중인 수도원 성당


바스코다가마와 루이스가 잠들어있는 묘지

바스코다가마와 루이스가 잠들어있는 묘지


묘지위의 예수님(?)

묘지위의 예수님(?)


수도원의 정원

수도원의 정원


아치형 천정의 수도원 통로

아치형 천정의 수도원 통로


2층으로 향하는 계단 창에서 바라본 수도원 통로

2층으로 향하는 계단 창에서 바라본 수도원 통로


2층에서 내려다 본 정원

2층에서 내려다 본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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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줄기가 거세지는 가운데 벨렘탑 관람을 마친 후 발견 기념비(Padrao dos Descobrimentos)로 향했다. 이번 여행이 패키지인 탓으로 여기서 오랜 시간 머물지는 못하고 빗줄기도 강해 외투로 카메라를 감싸고 겨우 몇 컷 찍는데 만족해야 했다.

발견 기념비는 제로니모스 수도원 맞은편에 우뚝 서 있다. 바스코 다 가마가 항해를 떠난 자리에 세워졌다는 이 기념비는 1960년 엔리케 항해왕 사후 500년을 기념하여 세워진 것으로, 높이가 53m라 한다.

항해중인 범선 모양을 한 이 기념비에는 수많은 인물 조각상이 줄지어 서 있었다. 맨 앞 뱃머리에 서 있는 사람이 앤리케 항해왕이고, 그 뒤에는 신천지 발견에 공이 큰 모험가, 천문학자, 선교사 등이 따르고 있는 형태이다.

올라가 보지는 못했지만 엘리베이터로 옥상에 오르면 테주강을 비롯하여 대서양, 아주다 언덕 등 사방이 눈에 들어온다고 한다. 그리고 기념비가 서 있는 광장에 새겨진 모자이크 무늬의 세계지도도 보인다고 한다. 이 지도는 지역별로 발견 연도가 새겨져 있으며, 색색의 타일로 장식돼있다.

그리고 기념비 지하에는 아트 갤러리가 있어 각종 전람회가 열린다. 발견기념비와 나란히 서 있는 민속박물관은 민족, 민속, 대중예술 부문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포르투갈 각지의 민가 내부를 실물대로 재현하고 있어 둘러볼 만 하다고 한다.


발견기념탑

발견기념탑


발견기념탑 옆의 요트 선착장

발견기념탑 옆의 요트 선착장


선착장의 요트들

선착장의 요트들


발견기념탑과 광장

발견기념탑과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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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보다로까를 떠난 우리 일행은 리스본 시내의 유적지를 보기 위해 다시 리스본으로 향했다. 아침부터 잔뜩 흐렸던 날씨는 결국 오는 도중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가운데 리스본에서 처음 도착한 곳은 벨렘탑(Torre de Belem)이다. 에펠탑이 파리를 상징하듯 벨렘탑은 리스본을 상징하는 건축로 발견기념비에서 테주 강 하류 쪽으로 1km 거리에 있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지점에 서 있는 이 탑은 당초 물속에 세워졌으나, 테주 강의 흐름이 바뀌면서 물에 잠기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1515~19년에 건설된 이 탑은 하얀 나비가 물 뒤에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 마누엘 양식의 건축물로, 3층 구조이다. 이 탑은 귀부인이 드레스 자락을 펼치고 있는 모습을 닮았다고 하여 '테주 강의 귀부인' 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아름다운 테라스가 있는 3층은 옛날 왕족의 거실로 이용되었으며, 지금은 16~17세기의 가구가 전시되어 있다. 2층은 포대로 항해의 안전을 수호하는, '벨렘의 마리아 상'이 서 있다. 1층은 스페인이 지배하던 시대부터 19세기초까지 정치범 감옥으로 사용되었다.

스페인 지배에 저항하던 독립운동가, 나폴레옹 군에 반항하던 애국자, 진보주의자들이 만조 때에는 물이 들어오고 간조 때에는 물이 빠지는 이 감옥에서 고통스러운 옥살이를 했다.  대항해시대에는 리스본 항구를 떠나는 모험가들을 전송하고 오랜 항해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오는 모험가들을 가장 먼저 반갑게 맞이하는 탑으로, 항해가들에게는 정다운 존재였다고 한다.


벨렘탑

벨렘탑


벨렘탑 주변의 비행기 조형물

벨렘탑 주변의 비행기 조형물


벨렘탑 내부의 기념물 판매소

벨렘탑 내부의 기념물 판매소


벨렘탑 내부

벨렘탑 내부


과거 벨렘탑을 지키던 대포

과거 벨렘탑을 지키던 대포


벨렘탑 2층에서 바라본 벨렘탑

벨렘탑 2층에서 바라본 벨렘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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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짐을 꾸려 버스에 오른 우리는 첫 번째 행선지인 까보다로까(Cabo da Roca ; 로까 곶)로 향했다. 우리나라에서 땅 끝이라고 하면 해남을 일컫듯 포르투갈에도 땅 끝이 있으니 그 곳이 바로 까보다로까다. 이는 포르투갈의 땅 끝일뿐만 아니라 유럽 대륙의서쪽 땅 끝에 속하는 셈이다. 리스본에서 서쪽으로 약 40km 거리에 위치한 까보다로까는 "유럽의 땅끝"이라는 이유로 리스본에서 당일 여행으로 다녀올 수 있는 몇 가지 근교여행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약 40분 정도 버스를 타고 도착한 우리는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안내소를 뒤로하고 대서양과 마주한 약 140m의 높은 바위 절벽으로 향했다. 잔뜩 흐린 하늘과 짙은 회색빛을 반사하는 대서양, 절벽으로 향할 수록 몸을 날릴 듯 사납게 불어 오는 대양의 거친 바람과 파도는 스산함마저 느끼게했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살아있는 주변 환경은 매우 인상적이였다.

“이곳에서 육지가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구나.”라는 포르투갈의 서사시인 카모잉스(Camoes)의 글귀가 적힌 시비가  이 곳에서 바람을 맞으며 서 있으며, 주변을 지나는 배들을 인도하는 등대 또한 이 곳에 있다.

까보다로까 안내소는 카페도 겸하고 있으며, 찾아오는 여행자들을 위해 땅 끝에 발을 디뎠다는 로카곶 방문 기념 증서를 발행하기도 한다. 우편 업무도 겸한다니 땅 끝에서 보내는 엽서를 친구나 가족에게 써보는 것도 색다른 추억일 듯 싶다.

(구글맵보기)
리스본과 까보다로까

리스본과 까보다로까


(구글맵보기)
까보다로까

까보다로까


까보다로까 초입에서 바라본 대서양

까보다로까 초입에서 바라본 대서양


까보다로까 등대

까보다로까 등대


카모잉스(Camoes)의 글귀가 적힌 시비

카모잉스(Camoes)의 글귀가 적힌 시비


까보다로까 등대와 대서양

까보다로까 등대와 대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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